KB증권-KB국민은행 연초부터 전산 장애..KB금융 '디지털 혁신' 머쓱

룩스코리아소식 석촌고분역점 승인 2021.01.09 09:36 의견 0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자료=KB금융]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새해부터 KB금융 계열사들의 전산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정한 전산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증권이 새해 증시 첫 거래일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한 데 이어 KB국민은행의 전산 장애로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지급까지 지연됐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증권·KB국민은행 잇단 전산 장애..피해는 이용자의 몫

6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 전산시스템에 문제로 고용노동부의 실업급여 지급을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다.

당초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구직급여를 집행할 예정이었지만 은행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급 시간을 기존 4시30분에서 8시로 연장했다.

고용노동부는 NH농협, 우리은행, 국민은행 펌뱅킹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새해 첫 급여 개시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당사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해하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실업급여뿐만 아니라 육아휴직급여 등이 모두 지급되는 날인데 몇만 건이 몰리다 보니 은행 전산에 렉이 걸려 처리가 지연되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증권도 새해 주식 시장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로그인이 되지 않는 등 곳곳에서 시스템 지연 현상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KB증권은 개장 직후인 오전 10시경부터 10분간 온라인 시스템 접속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KB증권'이 상위권에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는 이 시간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 로그인에 실패하거나 어렵게 접속이 됐지만 잔고 조회와 거래 주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투자자는 "보유하고 있던 종목이 20% 이상 올라서 팔려고 했는데 증권사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매도 타이밍을 놓쳐 주가가 쭉 내려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매체 접속자 폭주로 인해 접속이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긴급 조치로 정상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 '국민은행 오류' 사태로 시스템 불안정성 우려 여전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더 K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10년 만에 전산 시스템 교체에 나섰다. 하지만 가동 첫날부터 서비스 오류가 이어지면서 '국민은행 오류' 키워드로 포털 사이트를 도배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차세대 시스템 '더 K 프로젝트' 1차 오픈에 이어 추석 연휴를 이용해 2차 최종 오픈을 진행했다. 당초 계획했던 프로젝트 일정을 정확하게 맞췄지만, 대규모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11일 잔액 확인부터 로그인까지 '먹통'이 되면서 '국민은행 오류', '국민은행 점검시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다음날에도 인터넷 뱅킹 서비스 접속 장애는 이어졌다. 12일 오전 10시 30∼50분, 오후 4시~4시 20분을 포함해 여러 차례 중단되면서 이용자들은 길게는 수십 분씩 서비스 접속에 실패했다.

당시 국민은행 측은 주말 사이 전산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면서 생긴 오류로 간헐적인 로그인 불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자금융거래법 21조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를 다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것은 소비자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모바일 앱은 이제 금융회사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와 디지털 금융 이용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관리형 이용자의 66.7%는 '뛰어난 모바일 앱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주거래 금융회사를 변경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금융회사의 모바일 앱에 만족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응답자의 20.4%가 '시스템 불안정성과 처리 속도'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픽이 몰리다 보면 앱이 중단되는 문제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원 1위 불명예' KB증권, 전산 장애 매년 반복

KB증권은 지난해 초에도 전산 장애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연말과 연초 접속이 폭주하면 지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매년 반복된다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KB증권은 지난해 1월 HTS와 MTS에서 '관심종목'이 조회되지 않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관심 종목의 현재가와 목록도 표출되지 않았다. HTS는 곧바로 정상화됐지만 MTS는 30분가량 해당 문제가 반복됐다.

지난해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당시 접속 장애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소송까지 이어졌다. 당시 정상회담 오찬과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북 경협주와 건설주 등 시총 상위주 중심으로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35(1.76%) 내린 2195.44로 장을 마감했다.

KB증권 MTS 사용자들은 당일 오후 2시50분경 오류가 발생하면서 폭락장에서 대응에 나설 수 없었다. KB증권의 전산 장애로 매도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은 많게는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한 피해자는 "오류 정도가 아니라 앱이 30~40분 먹통이 되어 손 놓고 떨어지는 걸 볼 수 밖에 없었다"면서 "로그인이 안 되고 매매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2019년 증권업계에서 민원을 가장 많이 받은 회사로 꼽히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증권회사 민원은 2749건으로 전년 대비 22.2%(500건) 증가했다. 주식매매 전산시스템 장애 발생으로 인한 민원 증가(320건)가 주요 원인이었다.

KB증권은 전년 대비 210% 증가한 245건으로 증권업계 민원 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KB증권은 2019년 1월과 2월, 10월 총 3차례 전산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접속 지연 사례가 나오면서 전산시스템에 대한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버·네트워크·보안 안전이 우선"이라며 "특히 주식 거래는 1분 1초가 중요한 만큼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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